서론 – 당신이 읽은 그 뉴스, 사람이 쓴 게 맞을까?
우리는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켜고, 가장 먼저 뉴스를 확인한다. 하지만 그 뉴스, 과연 사람 손으로 쓰인 것일까?
AI 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뉴스 제작의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더 빠르게, 더 정밀하게, 더 개인화된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뉴스는 더 이상 '기자가 직접 취재해 작성한 글'이라는 전제를 고수하지 않는다.
AI는 반복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사 작성은 물론이고, 우리가 어떤 뉴스를 읽을지까지 '추천'하고 있다. 그 결과,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특정 정보만 접하게 되고, 때로는 편향된 시선에 갇히게 된다.
‘뉴스를 보는 방식’이 바뀐 게 아니라, 뉴스가 ‘우리 대신 선택’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누가 뉴스를 쓰느냐’의 질문을 넘어서,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보이고, 그로 인해 어떤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1. 인공지능이 뉴스 편집실에 들어오다
뉴스 제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뉴스는 기자가 취재하고, 편집자가 그 내용을 정리하며, 수작업으로 검토되는 과정의 집합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언론사들이 AI 기반 기사 자동화 시스템을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AP통신은 매 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되면 수천 개의 재무 보고서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AI에게 맡긴 이후 처리 속도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실시간으로 정리해 기사를 송출하는 작업도 대부분 인공지능이 담당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업무 효율성을 넘어서, 뉴스 생산의 주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기자가 생산 주체였다면, 이제는 AI가 '초안'을 만들고, 기자는 그 내용을 보완하거나 감수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주요 언론사들도 AI를 편집과 콘텐츠 기획에 도입 중이다. 특정 키워드가 검색에서 많이 노출되거나, 사회적 관심이 급증한 이슈가 나타나면, AI는 자동으로 관련 기사 생성을 준비하고, 독자의 클릭 패턴까지 반영해 배치 순서를 결정한다.
즉, 우리는 단지 ‘AI가 기사 한 편을 썼다’는 수준을 넘어서, 뉴스의 기획 – 작성 – 배포 – 노출까지 모든 과정을 AI가 설계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 흐름이 더 확장된다면, 언젠가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은 뉴스 포털'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인간 기자는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그 답은 다음 섹션에서 이어진다.
2. AI는 정보를 줄 수 있어도 ‘의미’를 설명하진 못한다
인공지능은 뛰어난 연산 능력과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췄다. 기계는 오류 없이 수많은 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사처럼 보이는 문장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뉴스는 단지 팩트의 나열이 아니라, 그 사실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있는 메시지'다.
AI는 예를 들어 “A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는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지만, 왜 감소했는지, 이로 인해 어떤 사회적 여파가 있을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여전히 인간 기자의 몫이다. 왜냐하면 해석에는 사람의 경험, 가치 판단, 사회적 배경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 인권, 환경, 교육 문제처럼 복잡한 사회 현상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기자는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삶과 사회적 구조를 함께 읽는다.
또한, 기계는 “무엇을 쓰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없다.
예를 들어, 특정 이슈가 언론윤리상 민감하거나, 피해자를 2차 가해할 가능성이 있는 정보일 경우, 인간 기자는 이를 판단하고 걸러낸다. 하지만 AI는 단지 훈련받은 대로 작성할 뿐이다.
결국, AI가 만든 뉴스는 ‘보도자료’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그것이 독자에게 진짜 '이해'로 이어지기 어렵다. 의미를 만드는 건 사람이다. 그리고 그 ‘의미’야말로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본질이다.
3. 뉴스는 ‘추천’되고 있다 – 알고리즘이 만든 필터 버블
요즘 우리는 뉴스를 ‘찾아서’ 보기보단, 추천받아서 본다.
네이버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피드 속 콘텐츠처럼 뉴스 역시 AI가 독자의 나이, 성별, 관심사, 클릭 기록,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처음에는 편리함으로 다가오지만, 점차 우리는 ‘정보의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된다.
이 현상은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 불리며, 사용자가 특정 성향의 콘텐츠만 접하게 되는 구조적 한계를 뜻한다. 비슷한 성향의 기사만 반복적으로 소비하다 보면,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비판적 시각이나 다양한 관점에서 멀어지게 된다. 정치적으로는 특정 정당에 유리한 뉴스만 접하고, 사회 이슈에서는 단일한 시각만 보게 되면서 여론의 양극화도 심화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전혀 인지되지 않은 채 조용히 자동화되어 진행된다는 점이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뉴스를 꾸준히 추천하며 만족도를 높이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접할 기회를 잃는다. 알고리즘에 의해 반복 노출되는 뉴스는 다양한 시각을 잃게 만들고, 결국 '팩트'가 아니라 '편견'을 강화하는 콘텐츠로 변질될 수 있다. 보이는 것만 보게 되고,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은 차단된 채, 우리는 점점 더 편향된 세상에 머물게 된다.
4. 기자는 사라질까? – 아니, 더 중요해진다
AI가 뉴스를 생산하고 편집하는 시대, “그럼 이제 기자는 필요 없는 거 아냐?”라는 말이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오히려 AI가 뉴스 산업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기자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불합리함을 감지하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을 파고들고, 현장을 지키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수치는 정리할 수 있어도, 그 수치를 둘러싼 인간의 삶과 제도적 배경까지 이해하진 못한다.
또한 AI는 현장에 가지 않는다. 전쟁터, 재난 현장, 법정, 혹은 누군가의 집 앞처럼 실제 사람을 만나고 공기를 읽어야 하는 취재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뛰어야 가능하다. AI가 정보를 요약해 주는 건 가능하지만, 그 사건이 왜 중요한지를 파악하고 질문하는 건 기자의 몫이다.
무엇보다 기자는 공감할 수 있다. AI는 감정이 없기에 어떤 기사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지, 혹은 어떤 표현이 편견을 확산시킬지 판단하지 못한다. 반면 기자는 문장 하나를 고치고 제목 하나를 바꾸면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한다.
결국 AI는 속도와 효율성에서는 탁월하지만,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본질, 즉 사람을 향한 질문과 해석, 맥락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만으로도 기자는 앞으로 더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5.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뉴스의 미래
AI가 뉴스 제작 현장에 들어오면서 ‘속도’와 ‘정확성’은 전보다 훨씬 더 정밀해졌다. 몇 초 만에 기사를 작성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작업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과거엔 하루가 걸리던 일이 이제는 단 몇 분 안에 처리된다. 이 변화는 명백히 놀랍고, 앞으로 뉴스 산업의 기반을 뒤흔들 기술인 것도 분명하다.
아무리 빠르게 작성된 기사라도, 공감과 통찰이 없다면 독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정확한 수치와 정보도 중요하지만, 독자가 왜 그 사건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지까지 전달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손과 시선이 필요하다.
AI는 도구고, 기자는 해석자다.
AI는 수천 개의 정보에서 공통된 패턴을 찾아내지만, 특이한 하나에 주목할 줄 아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 소외된 목소리, 기록되지 않은 진실, 눈에 띄지 않던 불균형… 이런 것들을 발견하고 알리는 역할은 어떤 인공지능도 대신하지 못한다.
앞으로의 저널리즘은 경쟁이 아닌 협업이다.
AI는 반복적이고 데이터 중심의 업무를 맡고, 인간은 맥락을 해석하고 감정을 읽으며, 세상을 질문하는 일을 이어가야 한다.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사람을 위한 뉴스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바로, AI 시대에도 ‘사람이 쓰는 기사’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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