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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콘텐츠, DAO가 저작권을 나눈다? 스마트 계약으로 탄생한 새로운 창작 구조

by sunrise-hoho 2025. 4. 19.

창작의 주인은 누구인가, AI인가 공동체인가?

요즘처럼 AI가 소설을 쓰고,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에 "도대체 이 창작물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철학적인 토론 주제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AI와 인간의 관계를 넘어서,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라는 새로운 집단이 등장해 콘텐츠의 소유와 수익을 스마트 계약으로 분배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예술은 개인 창작자만의 영역이 아니다. 기술과 커뮤니티가 손을 맞잡고, 새로운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변화의 중심에서 AI는 점점 더 창작자와 가까워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가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이 DAO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어떻게 나뉘는지, 그리고 그 새로운 창작 구조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안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1. 창작의 정의가 흔들리는 시대 – AI와 집단의 공동 저작권?

AI가 만든 그림이 전시되고, 그 음악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수익을 올리는 시대다. 그렇다면 그 창작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 걸까?
전통적인 법 체계에서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창작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만든 콘텐츠를 ‘운영하는’ 조직, 즉 DAO가 등장해 새로운 소유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는 특정 중앙 관리자가 없는 공동체다. 이들은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창작물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수익을 토큰 보유 비율에 따라 자동으로 분배한다. 단순한 기술이 아닌, 창작의 주체가 ‘집단’으로 바뀌는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예술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에는 AI가 만든 코드, 마케팅 카피, 제품 디자인까지도 DAO를 통해 공유되고 있으며, 창작물의 형태가 물리적인 예술을 넘어 실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DAO 구성원들은 크라우드 소싱 형태로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투표에 참여하며 능동적인 창작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이는 창작의 범위와 주체가 전면적으로 재정의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2. 실제 사례: ‘Botto’라는 AI 아티스트와 DAO의 등장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Botto’ 프로젝트다. Botto는 스스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예술가다. 하지만 Botto는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Botto DAO는 이 AI가 생성한 수천 개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그다음 과정은 더 흥미롭다. 선정된 작품은 NFT로 민팅되어 판매되고, 그 수익은 DAO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 분배된다.
→ 한 명의 작가도 없이 AI + 커뮤니티가 함께 창작하고, 운영하며, 수익까지 나눠 갖는 구조다.

이처럼 DAO는 창작의 중심에서 AI를 운영하고 방향을 제시하며, ‘작가’의 역할까지 확장하고 있다. Botto는 기술과 커뮤니티가 함께 만든 창작 실험이자, 저작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실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Botto 프로젝트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이미 수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 현실 속 창작 구조로 자리 잡았다. 참여자들은 매주 AI가 생성한 수천 개의 이미지를 투표하고, 이 결과는 다시 AI의 학습에 반영되어 다음 주의 창작 방향을 결정하는 피드백 루프를 만든다. 즉, DAO는 단순한 운영 주체가 아니라, AI의 ‘미적 진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협업 파트너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인간 없이도 예술이 성장할 수 있다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3. 기존 저작권법이 감당하지 못하는 변화

하지만 여기엔 법적인 공백이 크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저작권법은 ‘인간’만을 저작권자로 인정한다. 미국 저작권청도 2023년 기준, AI 단독 생성 콘텐츠는 등록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DAO는 저작권을 가질 수 있을까?
현재 DAO는 법인격이 없는 구조다. 즉, 법적으로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Botto와 같은 프로젝트가 수익을 낼 경우, 법적으로는 이를 관리하는 법적 실체(예: 운영 주체 기업)가 소유권을 가진다. 이 불일치는 향후 더 큰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AI와 DAO의 결합은 기존 저작권 체계의 국경을 무너뜨리고 있다. DAO는 국가의 법인이 아니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기에, 하나의 프로젝트가 여러 나라의 법률과 충돌할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처럼 국경 없는 창작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한 나라, 한 저작자’라는 개념으로는 더 이상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 저작권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 새로운 가능성: AI + DAO가 만드는 탈중앙 창작 생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조가 가진 창작의 민주화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한때는 작가 한 명의 손끝에서 모든 창작과 수익이 시작되고 끝났지만, 지금은 누구든 아이디어 하나로 창작의 일원이 되는 시대다. 예술은 더 이상 몇몇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음악, 영상, 게임 콘텐츠 분야에서는 AI 기반 생성 기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DAO를 통한 공동 운영 구조도 실험되고 있다.
콘텐츠는 이제 알고리즘에 의해 탄생하고, 그 가치는 수많은 참여자들의 집단적 판단으로 평가된다. 이익의 분배조차도 코드가 미리 정의한 방식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조에서 창작물의 수익은 전통적인 방식처럼 개인이나 기업에 귀속되지 않는다. 수익은 DAO에 귀속되고, 이를 운영하는 토큰 보유자에게 분산되어 돌아간다. 다시 말해, Botto가 생성한 예술 작품이 경매로 팔릴 경우, 그 수익은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자동 분배된다. 일부는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AI 훈련을 위해 재투자되기도 한다.
이처럼 창작의 가치가 중앙이 아닌 ‘집단 지능’에 의해 나누어지는 구조는, 저작권의 경제적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AI가 만든 콘텐츠, DAO가 저작권을 나눈다? 스마트 계약으로 탄생한 새로운 창작 구조
저작권

5. 창작의 본질은 바뀌는가?

AI와 DAO가 만든 콘텐츠는 과연 ‘진짜 창작’일까?
이 질문은 아직도 논란 속에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창작을 바라보는 관점이 점점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창작이 ‘감정’과 ‘경험’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데이터, 코드, 알고리즘, 커뮤니티의 협업에서 새로운 창작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Botto의 작품은 경매에서 수천만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팬들은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면서 작가이자 감상자, 투자자이자 조력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 창작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이제는 창작을 위해 붓이나 펜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코드 한 줄과 투표 하나면 충분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감정과 철학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도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AI와 DAO가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창작자에게 인간만을 고집해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창작의 주체란 누구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근본 물음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정답이 아닌 ‘공존’의 방식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예술은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다

이제 예술은 누군가 혼자 만든 ‘완성물’이 아니다.
AI는 작품을 생성하고, DAO는 이를 평가하며, 스마트 계약은 이익을 자동 분배한다. 이 시스템은 예술의 형태뿐 아니라 예술의 소유 방식, 생산 방식, 소비 방식까지 모두 바꾸고 있다.

창작자가 한 사람이 아닌, 수백 명의 네트워크가 될 수 있는 시대.
그리고 작품이 법적 주체가 아닌 코드와 알고리즘에 의해 관리되는 세계.
우리는 지금 그 문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