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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가 만든 영화, 우리는 감동할 수 있을까? – 인공지능이 창조한 스토리의 힘

by sunrise-hoho 2025. 2. 22.

1. AI가 영화 제작에 뛰어든 이유 – 창작의 새로운 시대

영화란 실제 이야기를 각색하기도 하고 또는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인공지능이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영상을 제작하며, 배우의 표정까지 재현해 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AI를 이용해서 영화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비용의 절감일 것이다. 기존의 영화 제작은 초반 시나리오 기획부터 후반 합성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리는 작업과정을 거치지만 AI를 통해 작업한다면 단 며칠 만에 시나리오의 초안을 완성하고, 일부 영상까지 자동으로 생성을 할 수 있다. 또한 AI는 거대한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하여 과거 성공한 영화들의 스토리구조를 분석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AI가 쓴 최초의 단편영화는 2016년에 공개된 '선스프링(Sunspring)'이다. 이 영화는 신경망 기반 AI가 기존의 수천편의 SF 영화 대본을 학습한 뒤 창작한 결과물이었다. 당시 AI가 쓴 첫 각본이라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대사나 감정표현이 부자연스러워 관객들에게 어색한 느낌을 주기도 했었다. 이후에도 AI를 활용한 영화들은 꾸준히 제작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가 스토리 초안을 작성하고, 시나리오 작가가 다듬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하는 날이 올까? 만약 그런 시대가 오게 된다면, 우리는 AI가 만든 영화에도 여전히 감동과 몰입을 느낄 수가 있을까? 

 


 

2. AI가 만드는 영화의 기술 – 어디까지 왔나?

AI는 영화제작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딥러닝과 러닝머신의 발전으로 AI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창작의 주체가 될 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1) AI 시나리오 생성

AI로 소설, 시나리오 등을 직접 작성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했다. 대표적인 AI 모델로는 OpenAI의 GPT 시리즈가 있으며, 이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대본을 생성한다. AI를 이용해서 책을 쓰는 강의도 존재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에서도 AI 기반 콘텐츠뿐 아니라, AI가 직접 사용자 취향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생성하는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다. 

2) AI 영상 편집 및 제작

AI가 영화제작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을 하였다. 예를 들어서, ‘딥드림(DeepDream)’과 같은 알고리즘은 기존의 영상을  AI가 학습된 스타일에 맞게 변환하고, GANs(적대적 신경망) 기술을 활용하면 실존하지 않는 배우의 얼굴을 합성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3) 가상 배우와 AI 더빙

이제는 외형뿐 아니라 실제 배우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미 할리우스에서 고인이 된 배우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하여 영화에 삽입하는 사례가 등장하였고, 우리나라의 한 예능에서는 실제 가수의 노래 부르는 목소리와 AI가 가 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를 구분하는 TV프로그램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가수와 AI를 구분하지 못하였고, 그만큼 많이 발전하였음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이었다. 또한 이 기술은 더빙에도 활용이 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AI 다국어 더빙이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3. 감동의 조건, AI는 과연 그 문을 열 수 있을까?

1) 인간 공감의 복잡성, AI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영화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관객의 내면을 흔드는 예술이다. 한 장면에서 흘리는 눈물, 대사의 여운, 배경음의 잔잔함까지 모두 감정의 디테일에 기반한다. 하지만 AI는 여전히 숫자와 패턴 속에 갇혀 있다. 인간의 경험과 상황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해석하거나 그것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감정을 '분석'할 수는 있어도 '살아 있는 표현'으로 구현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2) 창작의 원천, 경험에서 나오는 직관적 상상력

인간이 만들어내는 위대한 스토리는 통계적 확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때로는 비논리적이거나 예측 불가능한 선택에서, 아니면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직관적인 영감이 명작을 탄생시킨다. AI는 기존의 콘텐츠를 분석하여 유사한 구조를 조합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능력, 즉 '상상력의 비약'은 부족하다. 정교한 모방이 창조의 대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3) 감정조작과 윤리의 경계, 이제는 질문이 필요하다

AI가 생성한 스토리가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면, 이는 의도적 감정 조작과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할까? 더욱이 AI는 특정 문화나 인종, 성별에 대한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콘텐츠 전반에 왜곡된 시선을 투영할 수 있다. 또한, 고인의 목소리나 얼굴을 무단 활용하는 기술이 대중화될수록, 우리는 저작권과 초상권이라는 오래된 개념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4. AI는 영화의 경계를 어떻게 다시 쓰고 있는가?

1) 시나리오가 아닌 알고리즘이 서사를 지배하는 시대

이제 영화는 누군가의 상상력만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데이터는 감정을 추적하고, 패턴은 서사를 만들어낸다. 시나리오의 시작이 작가의 사유가 아닌 '분석 결과'가 되는 시대, 영화의 '서사적 창의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까? 관객의 반응을 미리 예측해 이야기를 설계하는 구조는, 영화가 감동을 선사하던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2) AI가 재구성한 ‘감동의 공식’

AI는 관객의 감정 곡선을 분석해 특정 타이밍에 눈물을 유도하는 음악, 화면 전환, 대사 톤까지 제시한다. 감동이 ‘계산 가능한 것’으로 바뀔 때, 우리는 그것을 진짜 감동이라 부를 수 있을까? 정형화된 감성 설계가 과연 관객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 AI는 감정을 ‘만드는 기술’을 가졌지만, ‘기억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아직 인간만이 갖고 있다.

3) ‘감독’이라는 직업은 사라질까, 진화할까?

AI가 조감독 역할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장면의 구도부터 편집 흐름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안하는 AI는, 이제 연출의 상당 부분까지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감독 없는 영화'가 등장할 수도 있을까? 그러나 여전히 감독은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다. 수많은 선택지 중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인간의 통찰은, AI가 제공하지 못하는 예술의 중심축이다.

 

AI가 만든 영화
AI 영화

5. 결론 – AI가 만든 영화, 우리는 감동할 수 있을까?

AI가 영화 제작에서 많은 영역을 담당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는 않다. 영화에서 AI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실험단계이고, ChatGPT 같은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문장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ChatGPT와 대화해 보면,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단어선택과 표현이 어색하지 않으며, 마치 사람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인공지능이 그만큼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ChatGPT에게 간단한 소설을 써 달라고 했을 때 장르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즉석에서 이야기가 만들어낸다. 내가 좋아하는 "미쓰다 신조" 스타일의 호러 이야기를 적어달라고 했을 때, AI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이야기를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심지어 더 길게도, 더 무섭게도 가능하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아직 그 작가의 소설을 직접 읽었을 때만큼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만 적어낸다면 ChatGPT로 얼마든지 시나리오의 초안정도는 작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우리는 AI가 만든 영화에서 기존처럼 감동을 받게 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를 보게 되는 날이 올까?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AI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서 영화산업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기대해 볼 만하다. 머지않아  AI가 쓴 시나리오로 장편영화가 제작되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